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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걸어낸 너에게

손돌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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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걸어낸 너에게

오늘 아침, 알람이 울렸을 때 몸을 일으키기가 무척 힘들었다. 어제 밤 늦게까지 일을 마무리하느라 충분히 쉬지 못했고, 새벽 기도를 놓칠까 봐 부랴부랴 일어났다. 기도 중에도 계속 졸음이 쏟아졌다. 집에 돌아와 출근 준비를 하는 내내 '오늘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성경 앱을 열었지만, 눈은 글자 위를 스치듯 훑어내릴 뿐이었다. 머리는 오늘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었고, 마음은 요즘 힘든 인간관계로 답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하루를 시작했다. 힘없이, 때론 무기력하게, 그러나 여전히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신앙생활을 오래 했지만, 여전히 매일의 삶이 영웅적이지 않다. 화려한 간증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믿음으로 버티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나의 모습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신앙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17)

 

바울의 이 말씀은 극적인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가끔 나는 생각한다. 새 것이 된다는 것은 매일 아침 다시 일어나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 작은 결단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성경에는 화려한 기적과 극적인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다. 홍해가 갈라지고, 죽은 자가 살아나고, 오병이어로 수천 명이 배불리 먹는 놀라운 이야기들. 그러나 그 사이에는 기록되지 않은 평범한 날들이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보낸 40년의 대부분은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갔을 것이다. 예수님의 공생애 3년 중에도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평범한 날들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그런 평범한 날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서도 믿음으로 걸어간 그들의 모습이 실은 가장 위대한 신앙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현대 사회는 늘 '특별함'을 강조한다. SNS는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주고, 신앙 모임에서도 극적인 간증이 주목받는다. "기도했더니 기적적으로 치유되었어요", "하나님이 응답하셔서 꿈의 직장에 취직했어요" 같은 이야기들이 박수를 받는다. 물론 그런 간증은 소중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귀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이야기들 사이에서, 매일 묵묵히 믿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신앙은 어떨까? 간증거리 없이, 그저 오늘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일상을 버티는 그 신앙은 덜 귀한 것일까?

유진 피터슨은 그의 책 '오래 참음'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려한 순간들보다 지속적인 신실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간증거리가 생기지 않는 평범한 날들, 그 날들을 묵묵히 믿음으로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의 여정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내 신앙이 성장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작년과 비교해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같은 죄와 씨름하고,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같은 의심에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찾고 있고, 여전히 매일 아침 그분께 하루를 맡기며 시작한다.

 

성장이란 항상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참나무가 자라는 것을 매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듯이, 우리의 영적 성장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뿌리는 더 깊어지고, 줄기는 더 단단해진다. 어쩌면 내가 느끼는 정체감은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성장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신앙이란 특별한 순간들의 축적이 아니라 매일의 신실함에 관한 것이 아닐까? 오늘 하루를 믿음으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신앙의 승리다.

나는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살았다. 아침에 눈을 떠 하나님을 먼저 찾았고, 지하철에서 성경을 읽으려 노력했으며,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려 애썼다. 완벽하진 않았다. 중간에 짜증을 내기도 했고, 불필요한 말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 저녁 기도 시간에는 피곤해서 집중하지 못했고, 약속한 성경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하루를 믿음으로 걸어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하나님을 찾았고, 실패해도 다시 그분께 돌아왔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여정이 아닐까?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어쩌면 하나님은 우리의 화려한 성공보다, 끊임없이 그분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작은 발걸음을 더 귀하게 보실지도 모른다.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을.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는 약해 보여도, 여전히 하나님을 향해 걸어가는 그 여정을.

 

오늘 밤,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는 생각한다. 오늘 나의 믿음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일 아침, 나는 또다시 일어나 하나님을 찾을 것이다. 그것이 신앙이다. 그것이 믿음의 승리다.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걸어낸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그 작은 발걸음이 얼마나 귀한지를. 화려한 간증거리가 없어도, 극적인 변화가 없어도, 매일 하나님을 찾는 그 작은 결단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당신은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걸어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의미 있고, 충분히 귀하다. 내일도 그 여정을 계속하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며.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듣게 될 것이다. "잘 하였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는 주님의 음성을.

 

- 한 줄 묵상
간증거리 없는 평범한 하루도 믿음으로 걸어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승리다.

 

- 기도문
하나님, 화려한 신앙의 순간들보다 평범한 일상이 더 많은 저의 여정을 인정합니다.

때로는 특별한 간증거리 없이 그저 하루를 버티는 것이 전부인 날들이 있습니다.

그런 날에도 주님은 함께하시고, 그 작은 걸음마저도 귀하게 보시는 줄 믿습니다.

내일도 다시 일어나 주님을 찾을 힘을 주소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끈기를 허락하소서.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살아낸 모든 이들을 축복하시고, 내일의 여정도 함께 걸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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